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산부인과 분만 리뷰 [벤 출산일기]
39주 0일이 되는 날 산부인과 검진을 갔는데 아기가 이미 3.5kg 정도로 커졌고 경조사비니까 예정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유도분만을 해보자는 제안이 있어 사흘 뒤 입원하기로 했다.
부들부들~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분만실> 일요일 저녁 7시에 야간원무과에서 입원수속을 하고 환자와 보호자의 팔찌를 받았다.
(이것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하고 환자와 보호자 여러분이 이틀전에 pcr검사를 하여 음성결과를 가져가야 한다.
)
본관 3층에 있는 분만실에 도착해 진통실로 들어갔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소변검사 체중 혈압 태동검사 내진 등을 했다.
수액침을 팔에 찔러줬는데 굵은 바늘이라 많이 아팠다.
내진도 너무 아파…(울음) 무통분만을 하기 때문에 마취실로 이동해서 등에 카테터관을 꽂고 왔어. 국소마취제를 먼저 놓고 굵은 바늘을 넣어 큰 통증은 없었지만 주변이 몹시 뻐근했다.
약물 투여가 잘 되는지 소량의 진통제로 확인하는 듯했고, 진통실로 돌아왔을 때는 하체 전체가 얼얼했다.
입원 당일 유도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날은 배에 모니터를 켜고 자야 했다.
보호자가 옆에 있을 때는 침대 옆에 간이 변기를 만들어줘서 거기에 소변을 보게 했고, 보호자가 없을 때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모니터를 빼줬다.
진통제실에는 보호자용 침대가 없어 남편은 집에 와서 자고 왔다.
다음날 새벽 5시가 넘어서 혈압을 재고 수액을 새로 묻히고 자궁수축제는 끈만 묶어뒀다.
내진은 할 때마다 아팠고 자궁문은 전혀 열려 있지 않았다.
7시쯤 수축제를 투여했지만 20분 정도 지나자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첫 번째 때도 자연분만을 했는데 너무 고생해서… 이번에는 정신차리고 심호흡을 정말 열심히 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면서 아기를 아래로 내려놓는 느낌으로 배에 힘을 준다!
진통 앱으로 체크해보니 간격은 이미 5분 이내로 빨라져 있었지만 호흡을 하자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내진을 계속 와서 했는데 “조금씩 열리고 있어요~”라고 했다.
순산이에요, 앱
남편이 언제 오냐고 물었고 10시쯤 되면 올 것 같더니 9시경에는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는 주사를 놓아(나중에 다시 한 번 맞는다) 촉진제 용량을 올렸다.
9시 반쯤에는 뭔가 뜨거운 것이 나와서 콜을 했더니 양수 같대!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팔에 먼저 알레르기 검사를 했다.
양수가 터지다니 이럴 수가. 계속 자꾸 나와. 양수가 터졌더니 진통이 더 강해져서 내진을 계속하는데 3~4㎝ 열렸다고…9시 50분쯤에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관장을 했다.
진통은 점점 강해지고 지금은 심호흡도 하기 힘든 힘든 상황…너무 아파서 눈물이 줄줄 흘렀다.
요즘 남편이 병원에 도착한 것 같다.
4~5㎝가 열렸다며 그 사이에 교수님이 회진을 왔는데 잘 참는다며 무통을 풀어달라고 한 것 같다.
10시 반경에야 무통을 겪을 수 있어 두 차례에 걸쳐 약물을 투여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미세하게 진통이 느껴진다) 그래도 살 것 같았다.
피곤해서 잠시 잠든 것 같은데 진통이 없을 때 호흡을 많이 해둬야 할 것 같아 다시 심호흡을 하면서 아기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배에 힘을 계속 줬다.
또 내진을 했더니 7~8cm 벌렸다며 거의 열었다고 분만실로 옮겨야 한다고. 응?이렇게 빨리 열려?
가족분만실은 나보다 조금 일찍 자궁문이 열린 산모가 들어갔고 나는 일반분만실을 이용했는데 거기도 나쁘지 않았다.
(나중에 가족분만실을 봤는데 이게 낫다는 듯이) 분만실 침대로 이동해 힘을 주는 연습을 했는데 관장하고 나서 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지 자꾸 항문에 힘이 들어가고 변이 질질 나왔다.
패드를 몇 번이나 교체했는지 모르겠어. 너무 민망하다.
.(울음) “이제 아기 머리가 보여요.” 그러자 교수님이 오셔서 수축이 느껴지면 힘써보자고 하셨다.
연습한 대로 나도 최대한 오래 배에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했고, 어떤 선생님은 내 배를 엄청난 압력으로 눌러 벤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러다 11:57에 벤이 단번에 나오게 됐어!
나오자마자 ‘야옹야옹’이 얼마나 크게 울었는지~남편이 탯줄을 끊고 아기를 확인했다.
나는 뒷처치를 하는 동안 벤을 잠시 끌어안을 수 있었고 남편은 사진을 찍었다.
3.51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입원실-4인실> 1인실은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역시 자리가 없어 4인실에 입원했다.
침대마다 수납장, 냉장고, 간이침대가 있고 병실 내에 화장실과 세면대, 정수기가 있다.
압박스타킹과 좌욕기 등을 가져와 입원생활에 대한 내용을 이것저것 안내해주었다.
나는 오후 내내 오로가 나서 패드를 깔고 누웠고 4시간 안에 소변도 자주 봤다.
2시가 넘으면 식사를 해도 된다고 해서 빵과 우유를 사먹었다.
교수가 회진을 하면서 산모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후에도 혈압, 체온, 오로(패드) 등을 체크했다.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는 1인실을 사용해 몰랐는데 4인실은 꽤 시끄러웠다.
내 옆자리에 산모가 중국인 같은데 하루 종일 엄마와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통화하는 목소리도 컸다.
새벽에는 가슴이 아팠는지 유축기를 켜놓고 유축을 하는데 기계 소리가 커도 함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코로나 때문에라도 커튼을 계속 닫아야 했고 창문으로 밖을 볼 수도 없고 TV도 없고. 2박 3일이라 버틴 것 같아.다행히 이틀 만에 중국인들은 퇴원했고 이후로는 비교적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좌욕실> 좌욕실이 따로 있으니 시간이 날 때 개인 좌욕기를 가져가면 된다.
하루에 두 번 이상 하라고 권했고 간호사들이 계속 들으며 좌욕을 했는지 체크받았다.
사용법도 간단하고 회음부 회복에도 좋다고 해서 열심히 했다.
따끈따끈해서 좋네~
<식사> 식사는 매끼 미역국~조식은 7시쯤 나온 것 같다.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우유나 두유를 하나씩 주고 식후에 먹을 약도 계속 가져온다.
병원 밥치고는 양념이 되어 있어서 맛있게 먹은 것 같다.
신생아실>분만 후 남편은 신생아실을 따라가 아기의 상태를 다시 한번 자세히 확인하고 입원 수속을 했다.
미리 안내받지 않았는데 신생아실에서 기저귀와 물티슈를 가져오라고 했어? 다행히 병원 편의점에 하나 남아 있어 사줬다고 한다.
아기면회는 하루에 두 번이었고 수유를 할 수 있으면 엄마만 안으로 들어가 수유할 수 있었다.
나는 연유를 하니까 분유를 타서 먹여봤어. 수유 중 교육 영상을 틀어보게 했고 퇴원 전날 퇴원 교육을 조금 해줬다.
퇴원 전 아기가 입고 갈 뱃속의 저고리와 담요, 상의를 준비해 오라고 했다.
퇴원할 때는 예방접종 수첩과 아기 발도장, 수유/배설일지, 체온계를 준비해줬다.
산부인과 쪽에서도 퇴원선물로 보냉가방을 하나 줘!
그동안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다니면서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대학병원이라 진료일자와 진료시간 제한이 많은 점, 대기시간이 긴 점, 초음파 사진과 영상을 파일로 주지 않는 점 등) 이번 분만을 거치면서 너무 만족했고 (프로페셔널… 분만비와 입원비가 생각보다 저렴해 다시 한번 놀랐다.
분만실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들도 너무 친절하고 좋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